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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설이 내렸다. 아니 내리고 있다. 하얀 밀가루 같던 눈송이들이 시간이지나 쌓이고 쌓여 눈덩이가 되어간다.

 

작년 초였을까? 간만에 내린 눈 때문에 신이 나서 눈사람을 만들었었다. 이른 아침에 출근하는 모든 사람들이 내 눈사람을 보고 싱긋히 웃고 하루를 시작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만들었었는데. 혼자 덩그러니 서있는 눈사람이 가여워서 짝꿍을 만들어주려다 실패 했던 기억도 새록새록 떠올랐다. 그래서 오늘은 가장 행복한 미소를 담고 있는 눈사람 커플을 만들기로 했다. 아파트 마당에 홀로 켜진 가로등에 의지한 채 눈덩이를 굴리고 꽃나무 줄기를 살포시 뜯어가며 나만의 눈사람을 만들었다.

 

가벼운 옷을 걸치고 맨손으로 뛰어나갔던 터라 정성스럽게 다듬지는 못했지만. 내 마음이 전해졌을까? 조금은 삐뚤빼뚤 하지만 행복한 미소가 담긴 눈사람이 만들어진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 행복하려므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