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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의 자리가 빈 새로운 봄을 맞이하고 있다. 마치 우리를 위로하듯, 빈자리의 주인을 애도하듯, 이른 봄을 맞이 하는 꽃 봉우리는 터지기 시작했다. 나의 예쁜 모습을 보고 웃음을 지으라고 속삭이듯이. 

사실, 며칠 전에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1여 년 간의 침상 생활을 하시다가 결국 숨을 거두셨다. 아버지가 쓰러지시는 순간부터 온갖 아픈 상황들을 이겨내면서 내 마음은 강해진 줄 알았다. 아버지 가시는 길까지도 어머니가 쓰러지실까봐 묵묵히 마음을 삭혔다. 이상하리만큼 미소를 담으려고, 상대를 위로하려고 애를 썼다. 그리고 혹여나 어머니께서 깊은 슬픔에 잠기실까 걱정되어 모든 일을 마치고 외할머니를 뵈러 갔다.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한 세상 사람들의 한적한 동네에는 봄을 알리는 꽃들이 하나 둘 피어나고 있었다. 그리고 내 마음속의 밝은 가면도 조금씩 녹아내리고 있었다. 어쩌면 나 또한 위로 받기위해 내딛은 발걸음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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